2010년 2월 22일 월요일

인도 단기 선교 (2010.01.14~22)

14일부터 인도 델리로 단기 선교를 갔다가 돌아왔다.

인천에서 홍콩까지 대략 4시간, 거기서 또 몇 시간 기다렸다가 홍콩에서 델리까지 6시간?쯤 걸려서 도착했다.

총 인원 19명.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까지 총 집합했닼

선교였으니까 고생을 감수하긴 했지만 진짜 여행이었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 뻔했다...

일단 숙소에 난방이 되지 않았다. 여기서 대충 매트깔고 침낭 깔고 자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양말 두겹+내복+바지 두겹+폴라티+내피+자켓+장갑+모자까지 쓰고 자도 춥다. 침낭 안은 오히려 차갑고 바닥에선 냉기가 올라온다. 게다가 같이 가신 분들의 코골이ㅠㅠㅠ 뭐라할 수도 없고 일주일동안 정말 괴로웠다.

먹는 것도 고기는 닭고기밖에 못먹고 감자랑 이름모를 이상한 요리들...진짜 라면을 가져갔기에 망정이지 먹는 게 너무 괴로운 일이었다. 특히 닭고기는 몇 주간 안먹을 생각이다. 그렇게 생활하다가 결국 비행기를 타기 전날 밤 체하고 토를 했다. 2008년 3월 모의고사를 앞두고 크게 아파서 병원가서 링겔 맞은 이후 2009년엔 한 번도 토를 하지 않았는데 다른 나라에 와서 토하다니.. 기분이 최악이었다. 근데 나만 그런 아니었고 반 이상 토하고 설사하고.. 역시 사람은 뭘 하든지 일단 잘 먹고 잘 자야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먹고 자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제대로 충족이 안되어서 힘들었지만 여러 곳을 둘러보며 관광도 했다. 안개에 가렸지만 타지마할도 가봤고 아그라 성, 인디아 게이트도 가봤다. 바하이교라는 종교의 사원도 가봤고 기네스북에 올라간 힌두 신전 악샤르담에도 가봤다. 신전들은 웅장하고 섬세한 건축물이었지만 뭔가 스산하고 징그러웠다. 그곳에서 사역하시는 수많은 현지 선교사님들과 인도인 간사들도 만나고 어린이 사역도 했다.

좁디 좁은 공간에 40명이 넘는 아이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차 노래부르고 기도하는 걸 따라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지만 너무 불쌍했다. 그 아이들은 대부분 불가촉천민이란다. 이 아이들은 그냥 살다가 어느 정도 크면 부모를 따라다니며 쓰레기 청소, 인력거, 세탁 등을 배우고 커서도 그런 일을 하다가 죽는다. 이름이 있지만 부모에게 따뜻하게 이름도 불려보지 못하고 초뚜(꼬맹이)라고 불리는게 고작이다. 이름을 물어보고 불러주는 것, 안아주는 것, 초콜릿을 하나 주고, 풍선으로 대충 왕관을 만들어 주는 것 밖에 하지 않았지만 이 아이들은 너무나 좋아했다.

이런 아이들이 있는 반면 어떤 곳에서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법한 명품을 파는 쇼핑센터가 있었다. 인도라서 가격이 싸지않을까 했는데 뭐 거기서 거기. 어떤 부자는 자기 딸 결혼식에 600억원인가를 쓰고 하객들에게 황금을 돌렸다고도 한다.

인도는 정말 여러가지로 상식을 뛰어넘는, 다른 세상이었다. 일단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우선 공기가 좋지 않은데 그나마 델리는 시장이 반대를 무릅쓰고 공기를 정화하는 정책을 펴서 많이 나아졌다는데도 안좋은게 확 느껴졌다. 다른 도시는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한다. 또 해가 떠 있을 때도 안개가 짙다. 안개가 껴서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가 6시간 이상 지연되어 포기한 일도 있었다.
그리고 백미러를 안달고 다니는 차들도 많고 있어도 접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신호등도 없어서 차 사이를 막 지나다녀야한다. 유명한 관광지나 쇼핑 타운을 가면 어김없이 어린아이를 안으면서 혹은 불룩 나온 자신의 배를 가리키며 돈을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다. 길가엔 개와 소들이 지나다닌다. 무법천지같은 느낌.

인도에 있는 시간 내내 얘네는 어떻게 이러고 살까하는 생각과 이런 나라가 변화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여러모로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다.

어이없던 일 하나: 한 번은 지하철에서 내리고 있는데 문이 사정없이 닫혀버려서 그대로 한 정거장 더 간 일이 있었다. 반대편은 막차가 지나가버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선교사님이 오셨고 오토릭샤에 7명(운전사 제외. 오토릭샤 검색추천)이 타고 숙소로 갔다. 다행히 안전하게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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